자기 중심

(Self-centeredness)

 

 

“Self-centeredness by its very character makes you blind to your own while being hypersensitive, offended, and angered by that of others” [Timothy Keller, “The Meaning of Marriage”]

 

(자기 중심이란 당신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게는 눈을 멀게 하지만 상대방으로 인하여 당신을 과민하게 만들고,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며 또한 당신으로 하여금 화가 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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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왜 사람들이 그리 말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결혼을 부정적으로 보고 한 말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 말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저에게 웃으면서 ‘결혼은 인생의 무덤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저는 그 사람에게 부활을 신앙을 가지라고 농담삼아(?) 말한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유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하여 주님 안에서 한몸을 이루고 나서부터는 자신의 무덤을 깊이 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깊은 무덤에 주님 안에서 한 몸을 이룬 부부는 하나됨을 잘 지켜 나아가기 위해서 장애와 방해가 되는 모든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부부의 하나됨을 지켜 나아감에 있어서 방해와 장애가 되는 것을 깨달아 알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부부 갈등이라 생각합니다. 즉, 부부는 갈등을 통하여 서로를 좀 더 깊이 알아가므로 자기 자신이 상대방 배우자를 사랑함에 있어서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깨달아 알아 그 무덤에 버려야 할 것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버려야 할 것들 중에 오늘 생각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중심”입니다. 부부가 자기 중심적인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그 깊이 파는 무덤에 버리면 버릴 수록 그 부부는 주님 안에서 하나됨을 잘 지켜 나아갈 수가 있을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인생의 무덤에 부부가 각자의 자기 중심적인(이기적인) 것들을 버리면 버릴 수록 주님의 이타적인 사랑이 “부활”(?)하여 그 주님의 희생적인 사랑으로 부부가 서로 사랑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할 때 저는 부부는 주님 안에서 하나됨을 잘 지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자기 중심”이란 무엇입니까? 위에 인용한 Timothy Keller 목사님의 말을 저는 한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첫째로, 자기 중심이란 나로 하여금 나 자신에게 눈을 멀게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아내를 만나 주님 안에서 한 몸을 이룬 저희 부부는 신혼 여행을 가자마다 그 이튿 날인가 다퉜습니다. 저희 부부가 다투게 된 이유는 저는 호텔 방 안에서 비데오를 빌려다가(호텔 1층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곳이 있었기에) “Speed”라는 액셕 영화를 보고 싶어했고(영화 제목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ㅎㅎ) 아내는 하와이까지 멀리 비행기 타고 왔는데 차를 빌려서 그 섬을 좀 돌아나기길(예쁘게 말하면 ‘구경하길’? ㅎㅎ) 원했기 때문입니다. 서로 각자가 원하는게 달라서(틀려서가 아닌데) 부부 싸움을 처음으로 한 것입니다. 그 때 저는 어떻게 부부 싸움을 잘하는 것인지 잘 몰라서(어쩌면 아예 몰라서 란 말이 더 맞을지도) 그 자리(거실)를 피해 창문 베란다로 나가서 긴 의자에 누웠습니다. 그 때 아내는 저를 쫓아 나왔고 화가 나서 저에게 뭐라고 말을 했는데(기억도 안남 ㅎㅎ) 그 때 저는 아내의 화난 얼굴을 피하고자 들고 있었던 책을 좀 높이 들어 제 얼굴을 가렸습니다. ㅎㅎ 그러고 나니 아내는 더 열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저희 부부는 신혼 여행 때부터 다퉜습니다. 결과는 제가 져서(져줘서 는 아닌듯?) 저희 부부는 차를 빌려서 여기 저기 다니면서 구경을 했습니다. 그 때 구경한 곳들 중 지금까지 기억나는 것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ㅎㅎ 그곳은 아내가 그리도(?)가고 싶어했던 하와이 마우이 섬에 있는 black sand(검은 모래사장?)입니다. 그곳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아내가 그리도 그곳을 저에게 자랑(?)한 것 같은데 실제로 가보니까 제가 보기엔 진짜 그렇게 작은 모래 사장은 처음 보았습니다. ㅎㅎㅎ 기대를 크게 하고 왔는데(저 같이 여행 할 줄 모르고 또한 여행 하기도 않좋아 하는 사람이 얼마나 기대를 했겠씁니까 ㅎㅎ) 도착해 보니 그렇게 조그만한 모래 사장은 평생 처음 보았습니다. ㅎㅎㅎ 이렇게 저희 부부는 만난지 6개월만에 결혼해서 한번더 싸우지 않다가 신혼 여행까서 처음으로 싸웠는데 지금 뒤돌아 보면서 생각하면 제가 얼마나 제 자신 중심인지 너무나 뚜렷하게 보입니다.

 

이렇게 자기 중심적인 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할 때 Timothy Keller 목사님의 말처럼 제 자신의 자기 중심적인 경향이 제 자신의 눈을 멀게 하므로 나 자신을 못보게 하였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못보게 하되 특히 제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인지를 못보게 하며 아내를 사랑함에 있어서도 제 입장에서 사랑할 때가 너무나 많다는 것을 못보게 합니다. 제가 아내하게 말하는 것이나 기대하는 것이나 요구하는 것 등등 모든 것이 얼마나 아내 보다 제 자신을 위한 것인지를 못보게 합니다. 오히려 저의 자기 중심적인 성향은 제 자신의 잣대로 아내를 바라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향은 저로 하여금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잣대로 아내가 판단하게 하므로 결국에는 제 마음에 불만과 제 입술에 불평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위험한 것은 자기 중심적인 성향은 저로 하여금 ‘나는 맞고, 당신은 틀렸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를 뿐인데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마음 속으로라도 아내를 ‘틀렸다’, ‘잘못한다’ 등등 비판하고 심지어 정죄까지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중심적인 경향은 제 자신이 이렇게 하나님과 아내에게 죄를 범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자기 중심적인 경향은 아내에게 제 자신의 의(self-righteousness)를 들어내기만 합니다. 그러니 저는 제 아내에게 ‘당신 잘났어’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기 중심은 저로 하여금 제 자신을 못보게 하였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내주하시는 성령 하나님께서는 제 자신의 자기 중심적인 경향과 싸워 조금씩 조금씩 승리케 하시므로 말미암아 자기 중심적이고 아내 중심적 등 사람 중심적이 아닌 주님 중심적인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시고 계십니다. 그리고 성령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이기적인 경향에서 이타적인 경향으로 조금씩 조금씩 변화시켜 주시사 나 자신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기 보다 아내를 우선적으로 생각케 만들고 계십니다. 아직도 너무 멀었지만 성령님께서는 내 입장에서 보다 아내 입장에서 생각케 만들고 계십니다. 한 마디로, 내주하시는 성령 하나님께서는 제 자신을 부인하게 만드시며 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아내를 사랑하게 만들고 계십니다. 사랑하게 만드시되 성령님께서는 제 안에서 사랑의 열매를 맺으시사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내를 사랑하게 만들고 계십니다. 그리고 성령님께서는 그 사랑의 눈으로 아내를 바라보게 하실 뿐만 아니라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내를 더욱더 사랑하고 싶어하게 만들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성령님께서는 주님의 사랑으로 아내를 사랑하는 기쁨을 맛보게 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어떻게 결혼을 인생의 무덤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하 오히려 결혼이란 사랑의 물댄 동산이라고 말하는게 더 적합 할 것입니다(참고: 렘 31:12).

 

둘째로, 자기 중심이란 상대방으로 인하여 나를 과민하게 만들고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며 나로 하여금 화가 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대학교 다닐 때 기독교 동아리에서 한 전도사님이 나중에 결혼하면 변기 뚜껑 때문에도 부부가 싸울 수있다고 한 말을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때 그 말을 들었을 때에는 설마 하면서 이해 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결혼을 해보니 결혼 초부터 부부가 싸울 수 있는 요소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점점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달라도 어쩌면 이렇게 까지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오죽 했으면 제가 아내를 좀 더 알아가고 싶어서 여자가 읽는 책들도 사서 읽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책들도 정확히 제 아내를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없을 것이구요. 그 이유는 많은 많은 여자들 중에 제가 결혼한 여자는 딱 한명 제 아내이고 제 아내하고 똑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한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ㅎㅎ 그 만큼 저는 독특한 여자인 제 아내를 알아가고 싶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전보다 지금, 또한 앞으로 더욱더 아내를 알아가고 싶습니다. 지금은 저희 부부는 서로의 다른점들을 많이 받아들이면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서로의 다른점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만큼 서로의 다른점들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또한 서로의 다른점들을 자기 기준대로 고쳐보려고 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말해도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그래서 저희 부부는 금년에 들어와서 부터인지 작년 말부터인지 부부 싸움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잘 기억이 안남). 오히려 저희 부부는 지금 주님 안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 초에는 참 많이 싸웠습니다. 특히 2001-2003년에 저희 가정이 한국에서 살 때에는 부부 갈등이 심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토요일 오후 사역을 마치고 집에 왔는데 거실에서 아내가 저에게 이런 저런 말을 하다가(기억도 안남 ㅎㅎ) 화를 내면서 말을 쏟아내는데 저는 부엌 식탁 의자에 앉아서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눈을 뜨고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나님, 저 저 여자를 제 사랑으로는 결코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게 해주세요.’ ㅎㅎ 그 때 그 순간에는 전혀 몰랐습니다. 왜 아내가 그리고 화가 나서 저에게 이런 저런 말들을 쏟아내었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저는 그렇게 말하는 아내의 마음과 사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제 입장에서만 생각했습니다: ‘아니, 내가 새벽기도회 부터 여태껏 교회 사역하고 지금에서야 집에 들어왔는데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저렇게 화를 내면서 말할까.’ 저는 제 입장에서만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내가 혼자서 외국과 같은 한국에 와서 혼자서 아이를 셋을 키우면서 힘들어 하고 있었던 것을 전혀 헤아려 주지도 못했습니다. 남편이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아내, 따뜻한 사랑의 한 마디라도 지혜롭게 잘 했다면 좋았을 것을 그저 저는 이기적으로 저만을 생각했었습니다.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도 거의 몰랐습니다(나중에 미국에 돌아와서 한참 후에야 자기가 한국에 살았을 때 우울했었다고 말하더군요). 그 정도로 저는 아내를 배려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저는 아내 입장에서 거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만큼 저는 제 자신 중심적으로 살아왔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 부부 싸움을 많이 했을 때 저는 아내의 말(언어적이던 비언어적인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었습니다. 저는 과민 반응을 하였던 것입니다. 아내가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 저는 아내의 의중와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저 아내의 말에 과민 반응하면서 아내의 말로 상처를 많이 입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미국에 돌아와서도 부부 싸움33을 하고 나서 저는 아내에게 ‘당신이 나에게 한 말이 비수처럼 내 심장에 꽃혀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해주었더니 아내는 저에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그러더군요. ㅎㅎ 제 생각에 아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저를 어떻게 더 사랑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 특히 아내는 결혼 초부터(아내가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제가 글로 써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반응할지… ㅎㅎ 지금은 아내가 포기한 듯 ㅎㅎㅎ) 분노를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의분도 있는 아내는 부부 싸움할 때 화가 나면 전반전에 확실하고 짧게 쏟아붇고 뒷끝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뒷끝이 있는 사람으로서 후반적인 강합니다. 그래서 부부 싸움을 해도 전반전에는 제가 몰리고 후반전에는 제가 좀 밀어붙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ㅎㅎ 그 때에는 저희 부부사 서로에게 참 과민하였고 또한 서로 화를 내면서(아내 말로는 자기는 겉으로 화를 내지만 저는 속으로 화를 내는 것이라고 함 ㅎㅎ) 언어적으로나 비언어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각자가 자기 중심적인 경향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내주하시는 성령님의 성화의 역사로 말미암아 그 때보다 참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 부부는 죽을 때가 더 나아지도록 기도하며 책임 당하는데 노력할 것이지만요). 지금은 전처럼 서로에게 과민 반응하지도 않고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하며 또한 서로에게 화를 거의 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로 서로에게 좋은 쪽으로 민감하며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며 기쁘게 하며 또한 화를 내기보다 전 보다 더 잘 참게 성령님께서 만들고 계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나 아내가 각자 주님과의 수직적인 관계가 하나님의 은혜로 전보다 좋아지고 있기에 이렇게 수평적인 부부 관계도 좋아지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금년부터 아내가 좋아하는 캘리그라피를 하면서 하나님께서 아내의 마음과 삶 속에 역사하고 계심을 전보다 더 많이 엿보게 있습니다. 저나 어느 누구보다 하나님께서 제 아내를 제일 사랑하고 계시니 그 사랑으로 하나님께서 아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삶 속에서 인도하시고 역사하시는 모습을 엿봅니다. 그 결과 아내는 내적 에서부터 표현되는 외면의 밝은 웃음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저를 전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있음을 제가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아내는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포기할 것을 포기하면서 저를 이해하고 받아주고 사랑하며 순종하는 모습을 제가 봅니다. 그러니 어떻게 결혼이란 인생의 무덤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결혼이란 사랑과 행복의 물댄동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