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원하는 것 (1)
여자가 남편에게 원하는 것 첫 번째는 바로 “친밀감”(Closeness)입니다.
창세기2장24절을 보면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cleave) 둘이 한 몸일 이룰 지로다”라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는데 여기서 “합하여”란 단어는 ‘결합하기’라는 히브리어 개념으로, “밀착하거나 붙잡거나 친밀함을 유지하라”는 뜻입니다[에머슨 에거리치, “그 여자가 간절히 바라는 사랑, 그 남자가 진심으로 원하는 존경”]. 부부가 결합한다는 말은 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친밀감은 특히 결혼 후 첫해에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남녀가 주님 안에서 결혼하여 한 몸이 되었을 때 첫 한 해는 부부의 친밀감을 도모하는데 헌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환경적 요소도 무시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부부가 시부모님과 함께 살던지 또는 부부가 늦게까지 일한다면 둘 만의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하므로 말미암아 친밀감을 도모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명기24장5절에서도 이렇게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새로이 아내를 취하였거든 그를 군대로 내어 보내지 말 것이요 무슨 직무든지 그에게 맡기지 말 것이며 그는 일년 동안 집에 한가히 거하여 그 취한 아내를 즐겁게 할지니라”. 참으로 흥미로운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은 신혼 부부에게 주시는 말씀으로서 갓 결혼한 남자는 군대던 무슨 직무든지 맞지 말고 일년 동안 집에 한가히 거하면서 아내를 즐겁게 하라는 말씀은 결혼 첫 일년 동안은 부부만의 시간을 될 수 있는 데로 많이 보내면서 부부의 친밀감을 추구하라는 권면의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결혼생활에서 첫해가 토대(fundamental)가 되는 해입니다(에거리치).
저희 부부는 결혼 한 후 첫 해를 저희 부부 둘이서만 보내면서 거의 일 주일에 한 번씩 Santa Monica 해변 근처에서 저희 둘 만의 시간을 정규적으로 가질 수 있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아내는 일 년에 한번 영화 볼까 말까 했었는데 저 같은 영화광하고 결혼한 후 첫해는 거의 한 달에 두 번 영화를 보고 다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부부가 첫해에 양적으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질적으로 잘 보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 때 결혼 후 일년 동안 아내랑 양적으로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많이 보낸 만큼 저희 부부에게는 질적인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아내가 저를 만나기 전 다니던 교회에서 상처를 입었기에 결혼한 후 첫해 아내의 상처를 하나님께서 저를 통하여 싸매어주시고 계셨기에 저희 부부는 질적인 시간을 보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내가 마음 문을 열고 그 교회 이야기를 할 때면 저는 아내의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기 위하여 귀담아 적극적으로 듣고자 노력을 하였고 아내 또한 저의 그러한 마음과 자세에 종종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과 마음의 대화(Heart to heart conversation)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뒤돌아 볼 때 만일 저희 부부가 아무 상처도 없이 결혼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 당시에는 (그리고 지금도 없지 않아 같은 생각이 있지만) 남녀가 결혼하기 전 마음에 상처가 있다면 될 수 있는 데로 주님 안에서 치유를 받고 배우자를 위하여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뒤돌아 보면 그 당시 아내의 상처로 인하여 저희 부부는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결합(connect)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입니다. 역시 우리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좋으신 하나님이십니다(롬8:28).
현대 맞벌이 부부에게는 어느 면으로 저희 부부와 같이 결혼 후 첫 해를 보낸다는 것은 사치 (luxury)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 직장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그리 양적으로는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은 많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을지라도 질적인 시간을 보낼 수는 있다고 믿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그러한 적은 시간 속에서도 부부가, 특히 남자가 아내와의 친밀감을 추구하는데 헌신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첫째로, 각자 부부는 먼저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신실하게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남편, 아내 각자가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등한히 하던지 게을리 한다면 그 부부는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친밀한 교제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편은 아내보다 하나님의 친밀한 교제를 추구하는데 더욱더 헌신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할 때 가정의 영적 지도자로서 아내를 잘 양육하여 아내로 하여금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하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로, 부부가 친밀감을 추구하기 위해서 ‘마음과 마음 대화’(Heart to heart conversation)를 꾸준히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열린 마음(open heart)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진실한 마음과 정직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마음 문을 열고 대화를 해야 합니다. 투명성을 추구하되 서로에게 상처 입을 확률이 있을지라도 부부는 서로에게 마음 문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헨리 나우웬의 말처럼 진정한 친밀감에는 하나님과 나만이 알고 있는 것들이 있으므로 남녀 부부 관계에서의 적당한 거리(distance)도 유지해야겠지만 그러한 남녀의 경계선(boundary) 안에서는 투명성을 가지고 부부가 정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시도하고 또 시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특히 남자에게는 여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자는 그러한 대화를 원하고 좋아하지만 남자에게는 그러한 대화가 전혀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내가 식사 전이나 후에 앉아서 이러한 대화를 하고자 시도했을 때 남편이 침묵하던지 그녀의 말을 제대로 듣는 것 같지 않던지 딴대 주목을 하고 그녀와 대화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남자는 그러한 대화가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여자 입장에서는 벽하고 얘기하는 것 같아 친밀한 대화를 시도하려다가 포기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여자도 노력해야 할 것은 남자의 그러한 면을 알아가고 이해해야 합니다. 왜 남자가 그녀처럼 친밀한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그 원인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친밀감을 원하는 여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우리 남자들은 아내가 원하는 결합과 우리의 ‘몰두’(involvement) (에거리치)를 우리는 그녀에게 줘야 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셋째로, 부부가 친밀감을 추구하기 위해선 마음과 마음의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필요를 알아가므로 그 필요를 서로 채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선 남편의 필요보다는 아내의 필요를 남편이 채워주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한국 서현 교회에서 새 가정부를 섬길 때에 숙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모든 부부에게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서 서로의 필요를 다섯 가지씩 대화해 보라고 권면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도 집에 가서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아내에게 원하는 저의 다섯 가지 필요 그리고 아내가 저에게 원하는 다섯 가지 필요를 서로에게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기억나는 것은 아내가 저에게 첫째로 원하는 것이 ‘칭찬’이라는 것입니다. 그 당시 아내의 이 말을 듣고 좀 놀랬습니다. 그러나 변명할 여지는 없었습니다. 아내를 칭찬함에 있어서 인색하였던 점을 깨닫게 해주는 진솔한 대화의 시간이었습니다. 남자는 아내의 필요를 알아가면서 그 필요를 채워주는데 헌신하여 노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할 때 아내가 원하는 친밀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아내가 원하는 친밀감을 주기 위해서 우리 남편들이 노력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 많은 일을 다 알고 다 잘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자가 알아야 할 것은 그의 아내 또한 다 알고 다 잘하는 완전한 남편을 원하지는 안는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원하는 친밀감을 알아가면서 그 친밀감을 아내에게 주고자 노력하는 남편의 헌신적 모습 자체가 그녀에겐 힘이 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남편의 그러한 헌신적 모습을 통하여 그녀는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내와의 친밀감을 추구하는,
제임스 목사 나눔
(2008년 5월3일, 가정의 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