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크게 잘못한 것

 
 

2024년 7월 21일, 주일 아침.

 
 
오늘도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라"라는 제목 아래 6번째 설교를 해야 한다["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골로새서3:19)]. 그런데 내 양심에 가책을 느낀다. 그 이유는 지난 주 월요일 사랑하는 사촌 여동생인 수정이의 장례 예배를 드리러 차타고 가면서 차 안에서 내가 사랑하는 딸 예리하고 나눈 대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나는 그 때 예리에게 '혹시 너는 이 아빠에게 bitterness나 resentment이 있으면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그 질문을 계획하고 예리에게 물어본 것은 아니지만 이미 사랑하는 아들 딜런은 나와 내 아내에게 "I don't have bitterness toward you guys"(나는 아빠와 엄마에게 쓰라림이 없어요)라고 말해줬고(아빠와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데 딜런이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줬다) 그리고 사랑하는 막내 딸 예은이도 Mother's day 때 아내랑 같이 식사하면서 내가 예은이에게 '혹시 너는 이 아빠에게 bitterness나 resentment이 있으면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녀는 특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는지 없는 것처럼(?) 말을 했기에 이젠 예리한테만 그 질문을 물어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리는 과거에 아마 나뿐만 아니라 내 아내에게도 bitterness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해줬다. 나는 예리에게 감사했다. 그래서 나는 예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apology)했다. 그런데 내가 좀 충격(?)을 받은 것은 그녀가 우리(부모)에게 bitterness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왜 bitterness가 있었는지 설명해줬기 때문이다. 그녀의 말로는 엄마와 아빠가 다툰 후에 각자가 따로 자기에게 상대방에 대해서 말한 것이 싫었다는 것이다. ㅠㅠ 나는 그녀의 이 말을 듣고 내가 크게 잘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좀 심각하게 들었다. 왜 내가 과거에 아내랑 다툰 후에 나중에 예리에게 따로 그녀의 엄마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을 했는지 ... 참 어리석게 행동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ㅠ 나는 참 미련하게 부부 다툼에 내 자녀를 개입시켰다. 이것에 내가 크게 잘못한 것이다. 내가 그리도 오랫동안 믿고 강조한 것은 부부 관계에 제 3자인 자녀들이나 양가 부모님들이나 in-laws들을 개입시키면 안된다고 말해놓고서 실제로 나는 부부 다툼 후에 우리 부부 관계에 딜런과 예리와 예은이를 개입시킨 것이다. ㅠㅠㅠ 나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 월요일 자동차 안에서 예리가 솔직하게 왜 자기가 과거에 나와 내 아내에게 bitterness가 있었는지를 얘기해줬기에 인식하게 되었다. ㅠㅠ 이 정도로 내가 미련한지... 참 답답한 심정이다. 그래서 나는 예리의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는 좀 충격을 받았지만 감사하게도 예리가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내가 조금이나마 내 큰 잘못을 인식하게 되어서 예리하게 다시 한번 사과(apology)를 했다. 그랬더니 예리는 과거에 자기가 그랬던 것인지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 자기 친구들과 대화를 해보니 그들의 부모님의 부부 관계의 갈등과 다툼 등을 많이 들었는지 아니면 예리가 철이 들어서 그런지 (둘 다다 인듯) 예리는 이젠 아빠와 엄마에게 bitterness가 없다고 말해주었다. 이것이 자녀를 통해 내가 아빠로서 은혜를 받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