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은 향기로운 꽃밭 같고 향기로운 풀언덕과도 같고 입술은 백합화 같고 몰약의 즙이 뚝뚝 떨어진다"(아5:13)
뺨과 입술은 나에 대한 상대방의 마음 상태와 현재의 표정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지나온 표정의 누적이 표정근육의 변화를 유발하여 뺨의 주름과 입꼬리 등이 그 사람의 살아온 세월과 심성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성도가 바라본 주님의 얼굴은 향기로운 꽃밭 같이 온화하고 향기로운 풀언덕 같이 생기가 넘치며, 그의 입술은 즐거움을 머금어 사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는 성도를 온화와 생기와 즐거움으로 대하시며, 무엇보다 사랑으로 대하십니다. 그는 현재에 뿐만 아니라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사랑으로 대하셨습니다. 그분의 사랑스런 얼굴은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의 역사입니다.
성부께서는 창세전에 이미 자신의 백성들을 사랑 안에서 거룩하고 흠 없게 하시기로 작정하셨고(엡1:4), 우리를 지으시고는 심히 즐거워하셨으며(창1:31), 우리가 타락하여 죄인되었을 때조차 성자께서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시기까지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셨고(롬5:8), 그의 영인 성령께서는 오늘도 내 안에 내주하시어 우리의 기쁨이 되어주실 뿐만 아니라(행13:52), 그의 언약은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시니, 삼위 하나님께서는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사랑으로 나를 대하셨습니다.
그런가하면, 지금의 나의 표정을 돌아봅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살아온 세월이 표정이 되어가고 나의 심성이 얼굴이 되어감을 절실히 느낍니다. 사회생활을 위한 접대용 웃음을 지어봐도 얼굴에 티가 납니다. 나의 얼굴이 꽃밭과 같지 않고 풀언덕과 같지 않으며 한송이 백합화와도 같지 않은 이유는, 내가 오늘도 하나님을 대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서 어떠한 감사함이나 기쁨을 못느끼고 있거나, 그가 나와 대면하시며 함께하고 계시다는 임마누엘 의식 자체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내가 타인을 대할 때나 홀로 있을 때나 거울에 비친 나의 표정은 내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부지불식 간에 하나님을 향한 나의 태도와 인식을 드러낼 것입니다. 거울을 통해 비추어진 나의 얼굴이 하나님을 대면하고 있는 나의 얼굴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온화와 사랑으로 나를 선대하시는 얼굴이 바로 주님의 얼굴입니다.
다시 한 번 눈을 들어 그런 주님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넘치는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의 웃는 얼굴만 바라보아도, 아이에게 받은 것도 없이 즐거운데, 주님의 뺨은 향기로운 꽃밭 같고 향기로운 풀언덕과도 같고 입술은 백합화 같으며 몰약의 즙이 뚝뚝 떨어지니 그분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영상 형제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