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와 번홍화와 창포와 계수와 각종 유향목과 몰약과 침향과 모든 귀한 향품이요”(아4:14)

성도의 마음 가운데 있는 다양한 과실 맺는 나무들과 향나무들에 대한 열거가 이어집니다. 성도의 영혼 가운데 자리한 성령님의 열매와 그 향기를 강조한 열거이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성령님을 통해 각양의 은사와 열매를 그 종류대로 허락하십니다.

문맥상 이 열매와 향기를 기쁘게 받으시는 분은 그리스도, 즉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그 향기를 흠향하십니다.(창8:21)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창1:12)

아담을 위하여서뿐만 아니라, 하나님 자신의 기쁨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에덴동산에 창조하셨던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영혼을 재창조하실 때에도 하나님 자신의 기쁨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것을 우리 영혼의 동산 가운데 두셨습니다.

“땅위의 동물 곧 모든 짐승과 모든 기는 것과 모든 새도 그 종류대로 방주에서 나왔더라”(창8:19)

그의 구원 사역에는 부족함이 전혀 없으며, 충분한 구원을 이루십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을 기쁘게 할 모든 것들의 씨앗이 담겨있습니다. 기쁨의 원천이자 모든 것을 소유하신 그리스도를 우리가 소유하였기에(골1:27) 하나님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다른 무엇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받은 구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하나님께서 나에게 행하신 일이 미완성이라고 생각하여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며, 나의 영혼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밖으로 찾아 헤매이곤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모든 값을 치르셨으니, 하나님을 기쁘게 하고 나를 기쁘게 할 모든 것은 내 안에 영으로써 계신 그리스도에게서 모두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이미 그의 핏값으로 사셨습니다. 

우리 영혼이 이미 충만하여 그 기쁨으로 봉사하고 선교하는 것이지, 내가 하나님 보시기에 충분하지 못하여 온전하기 위해 봉사하고 선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기쁘게 할 모든 것은 이미 내 안에 심겨진 씨앗으로부터 찾아져야 합니다.

우리가 죄를 경계하고 성화되기 위하여 늘 자신을 점검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우리의 모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미 우리로부터 충분한 기쁨을 얻으시며,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행위나 주시는 은사가 아닌 그 분의 존재 자체를 사랑해야 하듯이, 성도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거듭난 성도의 정체성은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 성화의 핵심은 선한 행위가 아니라, 우리 안의 충만한 씨앗으로 인하여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가는데 있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대면해야하는 모든 지체들의 영혼 가운데도 하나님을 기쁘게 할 모든 것이 이미 담겨있는데, 내가 그들로 인하여 기쁨을 얻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들이 나의 기준과 세상의 기준에 미흡한 어떠한 모양을 하고 있더라도 말입니다.

에덴동산에 생명수의 강을 두셨던 하나님께서는 우리 영혼의 동산 가운데도 생명수이신 그리스도를  두셨으며, 생명나무가 자라나듯 많은 과실수와 향나무가 자라 열매와 향기 맺게 하셨으니, 에덴동산이 충만하듯 우리 영혼도 충만합니다. 

성도의 영혼은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님을 통해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충만하심을 투영합니다. 그러나 내 안에 계신 성령님조차도 장차 얻게 될 더 좋고 아름다운 것들의 보증에 불과하니(고후1:22), 기쁨 속에서 보증되시는 성령님을 붙들어 더욱 온전하고 충만한 아름다움을 사모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랑할 것은 하나님 뿐이나, 우리가 자랑하는 그 분이 나의 모든 것입니다. 내 안에 펼쳐진 충만한 아름다움과 성도들 안에 펼쳐진 향기를 발견하여 충만한 기쁨의 교제를 이어가는 하루 되기를 소망합니다.

 

(영상 형제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