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둥은 은이요 바닥은 금이요 자리는 자색 담이라 그 안에는 예루살렘 여자들의 사랑이 입혔구나"(아3:10)

우리의 믿음과, 교회와, 하나님의 언약과 그리스도의 보혈이 광야에서 천국을 향하는 우리의 혼인 가마가 되어줄 것입니다. 강한 천사들이 호위하는 이 가마는 고귀하고 정결한 금과 은으로 장식되어 하나님의 존귀와 영광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나님의 제일 존귀한 것들로 채워져 있어야할 그의 영광의 가장 안쪽 자리가 주님을 향한 성도의 사랑으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색 담, 즉 그리스도의 보혈 위에 세워진, 성도의 사랑이야 말로 하나님의 영광의 진수인 것입니다.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입니다.(소요리문답 제1문) 다른 목적과 사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도의 모든 사명과 활동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대전제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천국 백성 되게 하신 것 역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시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장차 천국에서 누리게 될 부차적인 복들, 죽지도 아프지도 않으며, 배고프지도 않고 부족함이 없을 나의 모습에 관심을 쏟으며 모자람 없이 온전해진 자신의 모습을 통해 나 자신의 영광을 찾고자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는 천국 소망은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아니요 복음이 아니며, 천국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을 방해하려는 사단의 간계일 뿐입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것은, 그 존재로써 홀로 영광스럽고 완전하신 하나님께 다른 무엇을 올려드린다는 것이 아니라, 영광의 본체이신 하나님으로부터만 우리의 영광과 기쁨과 평안을 구하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거듭난 성도들의 사랑으로부터 영광을 받으십니다. 성도가 큰 상을 받고 좋은 대학이나 직장에 붙는 것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십자가를 통하여 거듭난 심령과 사랑으로써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입시에 떨어지고 직장을 잃어 세상의 영광을 잃게 되어도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는 심령으로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자신을 영화롭게 하는 그의 성도 또한 영화롭게 할 것입니다.(롬8:30) 해가 없이는 달도 빛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하나님을 떠나서는 우리의 영광을 구할 수 없으며, 하나님의 영광과 성도의 영광은 우리가 높아진 자리에서가 아니라 낮아진 자리에서나 우리가 검어진 자리에서 더욱 극명히 드러날 것입니다.

성도, 즉, 교회는 아가서 전체에 드러나는 그리스도의 고백과 같이 금은보다 아름다고 영화로우나, 우리는 교회에조차 그 영광을 돌려서는 안됩니다. 교회를 영화롭게 하시며 영광 속에 있게 하시는 이는 언제나 하나님 자신 뿐이기 때문이며, 우리가 영광을 돌려야할 대상도 하나님 외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오직 하나님의 것들로만 채워져있었다면, 저는 아마도 하나님의 영광을 사모하기가 더욱 어려웠을 것이고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성도의 제1목적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기도 어려웠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이 나의 사랑과 기쁨을 통해 드러나고, 그 크신 영광의 중심에 내가 있어서 그 영광이 나 또한 영화롭게 해준다는 사실은, 성도들의 삶 가운데서 끊이지 않을 힘과 넘치는 격려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하나님이 주신 빛으로 광야에서의 하루가 빛나길 기도합니다. 

 

(영상 형제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