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아2:11)

 

누군가 여름과 겨울 중 어느 계절을 더 싫어하는지 물으면, 저는 보통 겨울이라고 대답합니다. 성탄절을 비롯하여 흰 눈 가득한 겨울의 정취를 많이 좋아하지만, 겨울이 되면, 한 해간 목표했던 것들을 이루지 못한 허무함과, 연로하신 부모님을 비롯한 우리가 한 살 더 먹어가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조급함이 뒤섞이곤 하기 때문입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전3:1) 기한이 차면 죽기도 하니(욥42:17),  제게 겨울은 속히 지나가는 세월을 생각나게 하고 모든 것의 마지막을 생각나게 합니다. 팔레스타인 지방의 겨울은 우기이지만, 우리의 겨울은 추위로 혹독하고, 가난한 사람을 더욱 가난하게 하기도 합니다. 

혹독한 겨울을 대비하여 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아야 하는데(잠6:8), 지루한 장마나 강한 비가 한 해를 버텨낼 농사를 한 순간에 망쳐놓기도 합니다. 쏟아지는 비에도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집니다.

땅이 있을 동안에는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이 쉬지 아니할 것입니다.(창8:22) 추위와 장마가 가난한 사람을 더욱 가난하게 하는 것처럼, 인생의 추위와 장마 가운데서도 영적으로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져서 결국 버텨내지 못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혹독한 겨울이 해충을 죽이고 토양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처럼, 경건한 성도의 인생이 겪는 겨울은 나의 악한 것을 제거하고 새로워진 마음을 더욱 견고하게 할 것이며, 내리는 비는 우리 인생에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가득 얻어 줄 것입니다.(신11:14)

땅의 모든 경계를 주께서 세우셨고, 여름과 겨울의 경계도 주께서 세우셨듯이(시74:17) 우리의 겨울과 내리는 비에도 하나님이 정하신 경계가 있고 기한이 있으니, 우리의 고난은 곧 마칠 것이고, "일어나 함께 가자" 하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죄로부터 떠나 은혜의 다스림 가운데 도달한 성도의 영혼은, 추위와 비가 그침 같이 사망이 더 이상 그 권세를 주장하지 못할 것이며, 그가 당도하게 될 새 하늘과 새 땅에서는, 주님께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할 것입니다.(계21:4)

아직 그리스도를 알지못하여 겨울과 같은 심령을 가진 영혼은 속히 주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응답해야할 것이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은혜 가운데 있는 성도는 믿음과 순종으로 그 부르심을 더욱 견고히 해야할 것입니다. 악인의 겨울은 사망을 기다릴 것이지만, 성도의 겨울은 봄을 기다려 겨울에도 하나님을 찬송할 것입니다.

 

(영상 형제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