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여자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 게달의 장막 같을지라도 솔로몬의 휘장과도 같구나”(아1:5)

 

우리는 본래 다 검습니다. 니가 잘났니 내가 잘났니 해도, 니가 예쁘니 내가 예쁘니 해도 우리는 본래 다 검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참 좋았던(창1:31) 하나님의 형상(창1:27)의 아름다움을 잃었고 우리 안에는 선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롬7:18)

 

유식해보이는 말과 선해보이는 행동으로 아름답게 보이도록 포장해보더라도, 아름다운 옷과 집으로 우리를 감싸보더라도 우리는 본성적으로 다 검을 뿐입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의로 우리를 덮어주셨을 때에야 우리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울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의 영을 나누어주셔서 그와의 교제 가운데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나갈 때에야 우리는 아름다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그리스도를 만나고서도, 세상의 고난 가운데서, 혹은 성도를 향한 핍박과 박해 가운데서, 그 생기를 잃고 우리 눈에 더욱 검게 보이기도 합니다. 여인 역시 솔로몬 왕을 알고 나서도 주위의 박해로 인해 여전히 검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왕의 사랑과 왕을 향한 사랑으로 충만해진 성도는 자신을 아름답게 여깁니다. 우리의 아름다움은 우리의 본성이나 용모, 형편에 근거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아름답다 하신 것으로부터 누구도 그의 아름다움을 빼앗아갈 수 없고 그 아름다움이 감하여질 수 없을 것입니다. 마치 우리에게서 성령을 빼앗아갈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것이 성도의 아름다움입니다.

 

이처럼 우린 검으나, 성도의 모습에서 하나님의 짙은 흔적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그에게서 얼마든지 아름다움의 근거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우리에게 보이셨던 첫 사랑 가운데서는, 우리로부터 그 어떠한 아름다움이나 사랑의 근거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본래 추하여서 사랑받을 자격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직 삼위 하나님의 무한하신 신적 사랑만이, 볼품없는 나에게 주신 사랑의 유일한 근거였습니다. 

 

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처한 형편은 볼품 없고 아름답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서 우리는 하나님의 통치와 섭리와 인자하심과 지혜와 자비 같은 것들을 발견함으로써 내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애써 찾아내려 노력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수여받아 그 사랑에 연합된 성도라면, 내 삶이 게달의 장막같다 할지라도 나에게 주어진 삶이 그저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여겨지게 될 것입니다.

 

나의 아내, 나의 남편, 나의 가족과 이웃, 누구하나 온전하지 않아서 갈등도 더러 있겠지만, 굳이 그들 가운데서 일하시는 하나님과, 하나님이 그들 가운데 펼치시고 수놓으신 아름다움을 애써 찾아보지 않더라도,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내가 경험함으로써 나의 영혼 가운데서 ‘사랑’이라는 성령의 열매를 맺게 된다면, 나도 그들을 아름답다 여기며 진실로 사랑할 수 있게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는 검은 것도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세상의 상식과는 다른 것, 그것이 그리스도의 신비입니다. 그리스도와의 사귐 가운데서, 우리는 검으나 아름답고, 원수이나 사랑하고, 부족하나 넘치고, 약하나 강하며, 가난하나 부유하고, 망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겠으며, 죽어서도 죽지 않을 것입니다.

 

무한하신 사랑으로 그리스도의 의의 옷 입혀주심으로 아름답게 여기시고, 그의 아름다움을 나누어주셨던 우리의 영혼과 삶이, 다시 볼품 없고 추하여지도록 하나님께서 내버려두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초신자로서 서현교회에 처음 출석했을 때 청년부 교지(새벽이슬)의 새가족 소개란에 썼던 문장이 생각납니다. “나는 마음도 삶도 다 검습니다. 그러나 하얀 백지 위에 그려나가는 그림도 아름답지만, 검은 먹지 위에 하얀 펜으로 그려나가시는 하나님의 그림도 아름다울 것임을 기대합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나오는 빛이 우리의 검은 것을 하얗게 하고, 그의 사랑이 우리를 밝게 빛나게 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나의 눈과, 사랑할 수 있는 나의 영혼을 소망합니다. 검은 나의 입술에 아름다운 찬양이 깃들기를 소망합니다.

 

(영상 형제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