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기름이 향기로와 아름답고 네 이름이 쏟은 향기름 같으므로 처녀들이 너를 사랑하는구나”(아1:3)

 

그리스도의 향기는 매우 매혹적이어서 우리는 저잣거리의 예쁜 옷과 산해진미와 화려한 장식품에 관심을 빼앗기다가도 어디선가 바람과 함께 불어온 그리스도의 향기에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로요? 아니, 사실은 제 마음이 그렇지 않습니다. 제 마음의 본성은 그리스도께 관심을 두다가도 이내 싫증을 느끼고 저잣거리에 관심을 빼앗기곤 합니다. 재물과 명예와 세상이 주는 만족이 제게는 그리스도보다 더 향기롭기까지 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지 못하는 이유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우리의 마음이라서(렘17:9) 회칠한 무덤과 같은 내 안에서 나오는 더러운(막7:16) 악취에 나의 코가 마비되었고, 우리가 본성적으로 우리의 우상을 따라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코가 있어도 맡지 못하는 자들(시115:6,8)이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는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나 ‘감각이 없는 자’였는데(엡4:19), 성령님은 우리의 영혼의 감각을 회복시키시니, 이는 죄와 거룩에 대한 감각이며, 영원하고 참된 기쁨을 주시는 그리스도의 향기에 매혹되는 감각이니, 이러한 감각의 회복이 우리의 ‘회심’의 증거가 됩니다.

 

더욱이 그리스도는 악취로 가득했던 우리를 그의 피로 씻기시고 새롭게 하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향기(고후2:15)로 부르시니, 우리의 연단이 깊어질수록 그 열매는 달고 향기로와서, 청교도 설교자 토마스 왓슨은 성도는 매 맞고 부서질 때 가장 달콤한 향기를 낸다고까지 하였습니다.

 

내 삶이 여전히 그리스도께서 발산하는 향기로 가득하지 않고 향기로운 찬양으로 가득하지 않은 이유는, 그리스도의 어떠함이나 내 형편의 어떠함에 있지 않고 내 영혼의 어떠함에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그 향기가 가득하도록, 내주하시는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여서 날마다의 죄죽임을 통해 우리의 영적인 감각을 일깨워야만 합니다

 

‘그리스도’란 이름의 뜻은 ‘기름부음을 받은 자’이니, ‘그리스도인’은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한 지체되어 기름부음에 동참합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31,32문) 즉, 우리가 하나님의 선물인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았고 그 기름이 향기로우니, 많은 이들이 우리를 보고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영혼은 향기로운 찬양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나와 세상의 악취를 뚫고 어디선가 불어온, 처음에는 미세했으나 점점 강렬해지는 그리스도의 향기에 나의 감각이 깨어있기를 소망합니다.

 

(영상 형제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