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아가라"(아1:1)

 

아가서는 솔로몬이 부른(혹은 솔로몬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사랑 노래(NIV성경번역: Song of Songs)입니다. 투병 중이시던 아버지와 매주 병원의 예배를 드리면서, 예배 가운데 찬송의 가사 만큼의 기쁨을 노래에 담지 못하는 제 모습에 회의감이 들었었습니다.

사실, 기뻐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죠. 아버지의 병세는 쉽게 호전되지 않았고, 아버지의 구원의 확신을 갖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제 노래에 기쁨을 회복하고 싶어서 아가서를 묵상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병상에서 아버지와 함께 부르던 찬송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찬송가 305장 '나같은 죄인 살리신'입니다. 이 노래를 아버지와 반복해서 많이 불렀던 이유는 멜로디가 누구에게나 비교적 익숙할 뿐만 아니라, 성도의 신앙고백을 잘 담은 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신나는 멜로디는 아니라 그런지, 이 노래를 좀 더 우울하게 불렀던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실제로 마음이 우울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아가서를 펼치고서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기쁨에 찬 찬송의 근거는, 갈대와 같은 우리의 감정에 기반해서도 안되고, 쉽게 변화하는 우리의 상황과 처지에 기반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성도의 신앙고백이 찬송의 근거가 되어야 하고 기쁨의 근거가 되어야 합니다.

제 신앙 고백에 좀 더 확신이 있었다면,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라는 이 노래가 좀 더 기쁨에 차고 힘차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가서가 담고 있는 남녀간의 사랑 노래, 왕의 신분의 솔로몬과 보잘 것 없는 신분의 술람미 여인의 사랑 노래는, 하나님이 주신 부부 관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만왕의 왕이시며 신랑되신 그리스도와, 죄인이었으나 이제는 신부된 성도 간의 사랑을 예표하기도 합니다. 세상의 많은 지혜와 능력을 가졌던 솔로몬이 지은 노래 중 최고의 노래인 아가서는, 그의 지혜와 부귀영화에 근거하지 않았고 사랑 고백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내 형편이 조금 나아지면 내게 기쁨이 가득해질까 생각하지만, 그리스도와의 사랑과 연합, 이 외의 모든 것은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었을 뿐입니다.(잠1:2) 

장례를 마치고 저는 일상에 복귀하여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해결해야할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고, 아마 이 형편은 제가 가시와 엉겅퀴 가득한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쉽게 나아지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형편과 처지의 변화에서 기쁨을 찾는다면, 그 기쁨마저 얼마나 헛되고 헛될까요.. 나 같은 죄인을 큰 죄악에서 건지시고 살리셔서 해처럼 밝게 사는 가운데 본향으로 인도해주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고백이 제 영원한 기쁨의 원천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영상 형제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