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주는 나의 슬픔을 아십니다. 내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시편 568절 상반절).

 

 

제 마음의 병에 고요 있는 눈물이 있습니다. 제가 평생 잊지 못할 눈물입니다. 아직도 그 흘리는 눈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귀한 의미가 있는 눈물입니다. 제 마음에 제일 깊이 적혀 있는 눈물은 첫째 아기 주영이의 눈물 한 방울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앉아보았던 주영이가 제 품안에서 편히 잠들었을 때 그녀의 오른쪽 눈가에는 한 방울의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저는 중환자실에서 55일 동안 수많은 바늘 자국이 있었던 그 아기를 성찬식을 거행할 때마다 의도적으로 생각합니다. 그 때마다 그 아기의 눈물 한 방울이 제 마음을 뭉클하게 하곤 합니다. 제 마음에 두 번째로 깊이 적혀 있는 눈물은 사랑하는 제 아내의 눈물입니다. 우리 주영이가 병원 중환자실에서 심장의 문제와 피 순환이 안돼서 온 몸이 시퍼렇게 되어 위독할 때 그 아기를 보면서 좀 떨어진 곳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울고 있었던 아내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 때 만큼 저는 아내가 아름답게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또 잊지 못할 아내의 눈물은 주영이의 시신을 화장한 후 뼛가루가 들어있는 조그마한 박스를 들고 아내와 함께 작은 배를 타고 나아갔을 때 갑자기 아내가 배 뒤에서 그 배를 조정하고 있었던 저를 쳐다보면서 “Titanic”이라고 말하면서 줄줄 흘렸던 눈물입니다. 그 슬픈 와중에서도 농담(?)하는 아내를 저는 평생 잊지 못합니다.

 

제 마음의 병에 있는 또 하나의 눈물은 저의 할아버님께서 병원에서 돌아가시기 전날 주일 아침 제가 기도를 드린 후 눈을 떴을 때 할아버님 오른쪽 눈가로 흘리셨던 눈물입니다. 산소 호흡기를 끼고 계셨기에 아무 말씀을 하실 수 없으셨지만 그 흘리셨던 눈물을 잊지 못합니다. 또한 저는 저의 할머님의 눈물을 잊지 못합니다. 저와 제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 계셨던 할머님을 방문했을 때 할머님이 갑자기 우시 길래 저는 할머님에게 ‘할머니, 죽음이 두려우셔서 우시는거예요?’라고 여쭤보았을 때 할머님은 하나님께 너무 감사해서 우신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무엇이 그리도 감사하세요 라고 여쭤보았더니 할머님의 대답은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 식구들 가운에서 여러 명의 주님의 종을 세워주신 것이 너무나 감사하시다 고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감사하셔서 흘리셨던 그 분의 눈물도 제 마음의 병에 고여 있습니다.

 

이렇게 저는 여태껏 신앙생활을 하면서 제 마음의 병에 고여 있는 눈물만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오늘 새벽기도회 읽을 성경 말씀을 읽다가 시편 56편 8절 말씀에 제 시선이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시편 기자 다윗이 하나님께 “주님은 나의 슬픔을 아십니다. 내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현대인의 성경)라고 간구한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전에도 여러 번 이 성경구절을 읽었을 텐데 어제 저녁 전까지는 저는 그 성경구절을 그냥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새벽기도회 때 시편 56편 4절 말씀 중심으로 말씀을 선포하면서 다시금 8절 말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 이렇게 다시금 묵상하면서 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저의 관심이 제 마음의 병에 고여 있는 눈물보다 주님의 병에 담겨진 사랑하는 이들의 눈물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아니, 제 마음의 병에 있는 사랑하는 이들의 눈물이 이미 주님의 병에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믿고 저보다 훨씬 더 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의 눈물을 제일 잘 알고 계시는 주님께 그 눈물을 다 받치길 원합니다. 첫째 아기 주영가 흘렸던 눈물이나 제 아내가 흘렸던 눈물, 또한 저의 할아버님과 할머님이 흘리셨던 그 눈물의 의미를 어찌 제가 다 이해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전지하신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흘렸던 눈물의 의미를 충분히 다 알고 계시고 또한 다 이해하시기에 저는 제 마음의 병에 있는 그 눈물을 주님께서 모두 다 주님의 병에 담아주시길 기원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제가 1987년 5월 대학교 때 저희 승리장로교회 대학부 수련회 때 흘렸던 세 가지의 눈물도 주님의 병에 담아주시길 기원합니다: 회개의 눈물, 헌신의 눈물 그리고 감사의 눈물. 지금도 또한 앞으로도 저는 이 세 가지의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길 기원합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병에 이 눈물로 채우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