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빠를 화장할거에요’
2015년 1월 23일, 금요일 오후.
나는 장례식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듯하다. ㅎㅎ 그 이유는 내게는 우리 집 막둥이 예은(Karis)이가 있기 때문이다. ㅎㅎ 안 그래도 예은이가 더 어렸을 때 자기가 아빠와 엄마를 집 뒤뜰에다가 묻어주겠다고 말했었는데 이번에는 나를 화장해주겠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ㅎㅎ 금요일 오후, 아이들과 함께 월남국수를 먹고(수요일에서 금요일로 옮겼음 ㅎㅎ)하던 대로 그 월남국수 집 옆에 있는 한국 마켓에 가서 딜런과 교회 친구 준에게 돈을 5불 주고 마켓에 들어가서 붕어빵 좀 사오라고 시켰다. 그리고 나는 예리와 예은이와 함께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의 넷째 삼촌에게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그 내용은 삼촌의 친구 분이 60대 초반에 질병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믿지 않는 베트남 부인에게 삼촌이 쓰신 한국어 글을 영어로 좀 번연해 달라는 부탁이셨다. 그래서 나는 그 글을 보고 사랑하는 딸 예리와 예은이에게 그 글에 대한 내용을 짧게 알려준 후 나의 삼촌의 친구 분도 화장을 했다고 말해주었다(안 그래도 얼마 전 교회 고 최분남 할머님이 소천하신 후 화장을 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말해주었었는데…). 그랬더니 그 말을 듣고 있었던 막둥이 예은이가 자기는 나를 화장하겠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ㅎㅎ 그래서 나는 예은이에게 이 아빠가 유언을 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그 말의 의미는 너가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이 아빠가 해야 한다는 … ㅎㅎ). 그 말을 들은 예은이는 그러면 아빠는 어떻게 하길 원하냐고 묻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예은이에게 ‘이 아빠는 상관없다’고 말해주었다. 너희들이 이 아빠를 무덤에 넣던 화장을 하던 상관이 없다고 말했더니 예은이는 나를 화장할거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ㅎㅎ 그래서 그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이 아빠가 땅 밑에(무덤 속에) 들어가 있으면 벌레가 내 몸에 있는 것이 싫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ㅎㅎ (아마 예은이의 입장에서는 벌레가 자기가 사랑하는 이 아빠의 시신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싫어하는 듯 했다). 잠시 침묵하다가 나는 예리와 예은이에게 이 아빠와 엄마가 죽으면 슬프겠지만 기뻐(happy)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옆에 앉아 있던 예리가 어떻게 해피 할 수가 있냐고 물었다. 그 때 나는 빌립보서 1장 22-24절 말씀이 생각나 예리에게 우리는 이 세상을 떠나 그리운 주님과 함께 있는 것을 더 원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니 이 아빠 엄마가 죽으면 가고 싶은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주님과 함께 살 것이기에 기뻐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대화를 마칠 즘에 한국마켓에서 딜런과 준이 나오면서 준이 손가락으로 숫자 “6”를 … 그 말은 $5 주고 붕어빵을 6개를 받았다는 말이었다(7개를 받아오도록 시도해 보라고 했건만 ㅎㅎㅎ). 죽을 때 죽더라고 붕어빵은 맛있게 먹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