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정결하지 못한 자

 

 

스스로 깨끗한 자로 여기면서 오히려 그 더러운 것을 씻지 아니하는 무리가 있느니라”(잠언 3012).

 

 

책을 내는데 적어도 두 달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선한 손길을 저를 도우시므로(느 2:18) 저의 부족한 책 “마음이 정결한 자”가 약 한달 반 만에 빨리 나와서 저희 교회 30주년 기념 연합 예배 때(7월4일) 저희 교회 식구들과 식구들의 이웃들에게 선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제가 쓴 책을 받아본 후 읽고 또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으로 읽어내려 가면서 든 생각은 ‘아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내지 않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써 놓고도 다시 읽어보니까 너무 부족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을 두 번째 읽을 때에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하나님, 제 마음을 정결하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 제목을 더욱더 제 마음에 심어주셨습니다. 그 이유는 그 책을 낸 후부터 거룩하신 하나님께서는 제 마음의 더럽고 추한 죄악된 것들을 전보다 더욱더 들춰내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임재 가운데 들춰지는 제 마음의 추악함을 직시하면서 제 자신으로 인하여 실망하며 슬펐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제 마음의 죄를 들춰내시므로 말미암아 예수 십자가의 보혈을 더욱더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녁 잠언 29장에서 31장을 읽다가 오늘 본문 잠언 30장 12절에 제 시선이 멈췄습니다. 아마 그 이유는 “스스로 깨끗한 자로 여기면서”[“those who are pure in their own eyes”(NIV)]라는 말씀 때문 같습니다. 영어 성경으로 다시 읽었을 때 제 책 제목인 “마음이 정결한 자”(those who are pure in heart)가 생각났기에 제 시선이 그 성경구절에 멈췄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혹시 나는 스스로 정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마음은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나는 내 자신이 스스로 깨끗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할 때 든 생각은 제 마음 안에 있는 교만이었습니다. 참으로 무섭고 또 무서운 것은 제 마음 안에 항상 도사리고 있는 교만이라 생각합니다. 교만이 참으로 무서운 것은 저로 하여금 영적으로 장님이 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교만이란 놈은 저의 영의 눈을 멀게 하므로 거룩하신 하나님의 불꽃같은 눈으로 자기의 죄를 못 보게 만들기 때문에 무서운 것입니다. 그 대신 교만은 저로 하여금 오히려 다른 사람의 죄악을 더욱더 보게 하므로 마음으로 판단하며 정죄하게 만들기에 참으로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교만이란 제 눈을 심히 높게 하므로(잠 30:13) 말미암아 제 자신의 마음의 죄는 바라보지 못하게 하면서 오히려 다른 사람의 표면적인 죄는 불꽃같은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기에 교만이란 참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제 자신의 죄를 보는 것도 시간이 모자를 텐데 남의 죄를 부지런히 바라보고 마음으로 업신여기고 판단하며 정죄하곤 하니 참으로 마음이 교만한 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마음에 더러운 것들로 가득 차 있는 저, 마음이 정결하지 못한 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교만하고 마음이 정결치 못한 자를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사 저에게 은혜를 베풀고 계십니다. 그 은혜란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가득 찬 더러운 것들을 들춰내시므로 말미암아 죄를 죄로 여기게 하시고 제 더럽고 추한 마음을 예수 십자가의 보혈을 의지하여 자백케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내주하시는 성령 하나님께서는 연약하여 마땅히 구할 바를 알지 못하는 저를 위하여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간구하고 계심을 의지케 하고 계십니다. 마음이 정결하고 싶습니다. 물론 찬송가 332장 4절 가사처럼 “못된 행실 다 고치고 죄질 생각 다 버려도 주 앞에서 정결타고 자랑치는 못”할 줄 압니다. 그래도 하나님께 구하는 바 죄질 생각 다 버리고 싶습니다. 죽을 때까지 계속 버리고 싶습니다. 버리고 버려도 또 드는 죄질 생각들로 인해서 괴롭다가도 많은 때에 마음이 강퍅해져서 죄질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도 있지만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은혜를 의지하면서 겸손히 회개하고 또 회개, 회개하므로 마음이 정결한 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 주여, 제 마음을 정결케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