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에 속한 자"
“빌라도가 묻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네 말이 옳도다 하시매”(마가복음15:2)하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주시는 교훈을 받고자 합니다:
(1) 사도 요한은 좀 더 구체적으로 빌라도 총독과 예수님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하였습니다(요18:33-38):
빌라도: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님: “이는 네가 스스로 하는 말이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네게 한 말이냐”
빌라도: “내가 유대인이냐 네 나라 사람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내게 넘겼으니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예수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빌라도: “그러면 네가 왕이 아니냐”
예수님: “네 말과 같이 내가 왕이니라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함이로라 무릇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느니라.”
빌라도: “진리가 무엇이냐.”
(a) 로마 총독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막15:2; 요18:33)하고 질문한 것은 유대인들의 3가지 고소 내용[(1) 예수님이 유대인을 미혹하는 행동을 한다, (2) 가이사 즉 로마 황제에게 세금 바치는 것을 금지시킨다, (3) 자기를 가리켜 유대인의 왕이라고 선언한다(눅23:2)] 중 세 번째 고소 내용인 정치적인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진 것으로서 그 질문의 요지는 예수님이 무력으로 유대를 로마로 부터 해방시킬 왕이냐는 것이었습니다(호크마).
(b) 빌라도 총독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이는 네가 스스로 하는 말이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네게 한 말이냐”[(현대인의 생각) “그것이 네 생각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너에게 한 말이냐?”](요18:34)하고 물으셨는데 아마도 그리 말씀하신 이유는 예수님께서는 빌라도가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길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참고: 호크마). 그런 의미로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말씀하신 이유는 빌라도는 단지 유대인 고소자들의 말을 듣고 정치적 의미에서 예수님에게 물은 것 같기 때문입니다(참고: 35절, 호크마). 다시 말하면, 빌라도는 유대인 고소자들이 예수님이 자기를 가리켜 유대인의 왕이라고 선언한다(눅23:2)고 고소함으로 예수님은 정치적 선동자라고 이해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정치적 의미에서(종교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예수님에게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하고 물은 것입니다.
(c) 빌라도의 답변인 “내가 유대인이냐 네 나라 사람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내게 넘겼으니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현대인의 성경) “너는 내가 유대인이라고 생각하느냐? 네 동족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나에게 넘겼다. 도대체 네가 무슨 짓을 했느냐?”](요18:35)하는 질문을 보면 빌라도는 자신의 개인적 호기심에 의한 심문이 아니라 오직 그가 알고 싶어했던 것은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고발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행위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호크마).
(i) “빌라도는 총독으로서 유대인 중 누군가가 자칭 이스라엘의 왕이라하며 세력을 규합하여 반로마적 투쟁을 주도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바 없었고 또한 체포되어 끌려온 예수의 모습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그를 가리켜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 한다며 그를 고발했다. 그리하여 빌라도는 보다 구체적인 질문으로 예수에 대해 알고자 했다”(호크마).
(ii) “네 나라 사람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내게 넘겼으니”란 표현 속에는 한가지 분명히 확인되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재판이 이방인 총독에 의해 제기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제사장이 주도적 역할을 했음도 강조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궁극적 책임의 소재와 결부됩니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에 의해 떠밀려 재판을 진행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재판을 이끌어간 세력은 대제사장들로 대변되는 유대인들이었습니다(호크마).
(d) 빌라도가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현대인의 성경) “도대체 네가 무슨 짓을 했느냐?”](35절)하고 질문하였을 때 예수님께서는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현대인의 성경)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했다면 내 종들이 싸워 내가 유대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36절)라고 답변하셨는데 이 예수님의 답변은 빌라도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입니다.
(i) 결국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예비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그가 한 일을 설명하는 것보다 그의 나라의 정체를 설명하셨는데(호크마) 그 설명의 핵심은 하나님의 날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의 나라가 이 세상에 속했다면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종들이 싸워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했을 것입니다.
·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자기의 나라가 세상에 속하니 않는 것임을 설명하는데 있어 단 하나의 단서를 제시하십니다. 그것은 싸움에 의해 획득되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에 속한 나라의 권력이란 예외 없이 싸움에 의해 얻어지고 싸움에 의해 지켜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나 그의 추종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세상의 나라는 전혀 다른 질서와 원리에 의해 세워진 것임을 증명해 줍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통치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친히 다스리는 나라이며(계11:15) 힘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원리로 세워지는 나라입니다(호크마).
(e)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그러면 네가 왕이 아니냐”하고 질문하자 예수님께서는 “네 말과 같이 내가 왕이니라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함이로라 무릇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느니라”(요18:37)하고 대답하셨는데 이 답변의 말씀을 한 3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가 있습니다:
(i) 예수님은 빌라도에게 “내가 왕이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대답은 “네 말이 옳도다”(막15:2)하는 말씀보다 더 분명하게 선포하신 말씀입니다.
(ii)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요18:37)하고 말씀하신 것은 예수님은 참 하나님으로서 하나님의 나라만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 나의 왕이신 예수님의 존재도 이 세상에 기원을 두고 있지 않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요한복음 16장 28절에서 자신의 기원이 하나님이심을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고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노라 하시니.” 이 말씀은 예수님의 신성(Divinity of Jesus)을 증거합니다. 자신의 기원이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태어나셨다/이 세상에 오셨다는 말씀은 예수님이 이 세상에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셨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예수님의 참된 인성(Humanity of Jesus)을 증거합니다(참고: 호크마).
(iii)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완전한 참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시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18:37). 예수님은 그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이며(1:1-3), 진리이십니다(14:6). 그 자신이 진리인 예수는 세상에 오신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을 생명에로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14:6).
· 진리에 속한 자만이 진리이신 예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18장 37절 말씀은 다음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1) 하나님께서 보내지 않으면 아무도 예수님께 올 수 없다는 사실(3:27; 6:44, 45, 65)과 본절은 잘 조화됩니다. 따라서 본 구절은 예정론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2) 본 구절은 영적 진리에 무지한 빌라도가 예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음을 암시합니다. 예수님은 진리의 왕으로 진리를 말하고 있으므로 만일 빌라도가 진리에 속한 사람이라면 예수의 말씀을 이해했겠지만 그는 결코 “진리에 속한 자”가 아니었기에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진리가 무엇이냐”하고 질문했던 것입니다(18:38).
(2) 우리는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음으로 진리에 속한 자들이 되었습니다. 진리에 속한 우리들은 이 예수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또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인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8:32)도 믿으며 그 자유를 부분적으로 이 세상에서 누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a) 지금 내주하시는 진리의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고 계시며(16:13)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를 거룩하게 하고 계십니다(17:17). 또한 성령님께서 우리로하여금 오직 진리만을 위해서 일하게 하고 계십니다(고후13:8, 현대인의 성경). 계속해서 성령님께서 우리로하여금 진리를 행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주님을 심히 기쁘게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