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사역에 관하여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말기 환자와 그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사역입니다. 환자가 여생 동안 인간의 존엄성과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또 삶의 마지막 순간에 평안한 임종을 맞이하도록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으로 도우며, 사별 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경감시키기 위한 총체적 돌봄 사역입니다”(인터넷). 저는 호스피스 사역이 뭔지도 모르면서 여태까지 호스피스에 계셨던 세 분의 형제님들을 섬기는 하나님의 은혜와 특권을 가졌었습니다. 그 세 분의 형제님들을 섬기게 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다시금 한 분씩 뒤돌아보면서 주시는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고 Mark Dubrin 형제님 (밀워키 호스피스) (2004년):
Mark Dubrin형제님은 2001년도인가 한국 서현교회 영어사역(S.E.M.: Seohyun English Ministry)을 할 때 만나게 된 형제님입니다. 그는 유태인으로서 미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이혼 후 한국 일산에 와서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중 제가 섬기고 있었던 서현교회 영어사역에 있었던 한 자매가 그를 초청해서 영어 예배에 참여하면서부터 알게 된 형제님입니다. 그가 처음에 교회에 왔었을 때에는 예수님을 믿지 않았었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사랑하사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예수님을 믿게 된 형제님입니다. 그래서 그는 매우 세례를 받고 싶어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몸이 아파서 겨우 비행기에 몸을 실어서 자기 집인 미국 밀워키(Milwaukee)로 갔지만 몇 개월 안돼서 저는 그가 호스피스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계셔서 저는 엘에이(L.A.)에서 세례기를 가지고 그 형제를 만나서 그가 있었던 밀워키 호스피스로 찾아갔습니다. 그 때 Mark 형제님은 저를 보자마자 엉엉 우셨습니다. 저도 '너에게 사랑을 주노니 ...'(My peace I give unto you)라는 영어 복음성가를 부르면서 울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그에게 세례를 베풀기 전에 전도폭발 진단 질문인 “만일 예수님께서 천국 문 앞에서 당신에게 ‘왜 내가 너를 내 천국에 들여보내야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당신은 뭐라고 말하겠습니까?”하고 질문을 던졌을 때 질문이 다 마치기도 전에 그는 저에게 "I have faith"(나는 믿음이 있습니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준비해서 가지고 간 세례기 안에 이미 물을 넣어두었기에 왼손으로는 세례기를 들고 오른손으로는 Mark Dubrin 형제님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것은 제가 Mark 형제님을 만나고 다시 엘에이로 돌아와서 1주일 후인 토요일 오후에 그 밀워키 호스피스로 전화했었을 때 전화 받은 여자 분이 ‘지금 제 앞으로 Mark의 시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저에게 말해줬습니다. 제가 전화했던 바로 그날 그 시간에 사람들이 Mark 형제님의 시신을 옮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Mark 형제님을 생각할 때 그 형제님은 저에게 있어서 성경에 나오는 “요나단”과 같은 형님이십니다. 비록 우리 곁은 떠난지 21년이 지났지만 주님께서 그 형님을 통해 베풀어주신 은혜와 사랑은 제 마음 판에 기록돼 있습니다.
(2) 고 안덕일 전도사님 (엘에이 호스피스) (2016년):
고 안덕일 전도사님은 제가 지금 담임 목사로 섬기는 있는 승리장로교회의 교인으로서 제 아버님이신 원로 목사님께서 담임 목회하셨을 때부터 부인 권사님과 따님 진경이와 함께 저희 교회에서 하나님께 함께 예배를 드리시고 성가대와 주일 오후 성경공부를 인도하시며 섬기셨던 성도님이십니다. 오랜 세월 동안 투석을 하셨고 이식 수술까지 하시면서도 주님의 교회를 묵묵히 신실하게 섬기셨던 주님의 종이십니다. 안 전도사님이 양로원에 계셨을 때 제가 찾아 뵈어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면서 성령님께서 저에게 주신 은혜는 새 찬송가 384장 “나의 갈길 다가 도록” 3절 가사입니다: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어려운 일 당한 때도 족한 은혜 주시네 나는 심히 고단하고 영혼 매우 갈하나 나의 앞에 반석에서 샘물 나게 하시네 나의 앞에 반석에서 샘물 나게 하시네.” 참으로 우리 하나님은 “어려운 일 당한 때도 족한 은혜”를 주시는 은혜로우신 하나님이심을 더욱더 확고히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험한 하나님의 족한 은혜는 안 덕인 전도사님이 엘에이 호스피스에 산소 마스크를 쓰고 계셨을 때 부인이신 안 권사님과 맏따님이 진경이와 한국에서 오신 안 전도사님의 여동생과 저희 교회 윤석창 장로님과 함께 약 2시간 동안 그 병실을 하나님의 성소로 삼게하시사(참고: 시편 63:2)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리게 하신 것입니다. 제 평생 처음으로 경험한 잊지 못할 하나님의 족한 은혜입니다. 그 때 다 함께 약 2시간 동안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린 후 제가 안 전도사님의 가족 분들께 차례대로 한 분 한 분씩 안 전도사님의 오른쪽 귀에다가 고개를 쑥이시고 하고 싶은 말을 하시라고 권면하여 안 권사님부터 한 분 한 분씩 안 전도사님에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심지어 멀리 타주에서 못 왔던 장남인 진호도 진경이의 도움을 받아 화상으로 그의 아버님에게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임종예배를 하나님께 올려드린 후 저는 윤 장로님과 함께 그 호스피스를 떠났는데 한 3시간 후에 진경이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안 덕일 전도사님이 편안히 잠드셔서 하나님의 품 안에 안기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진경이가 또 이렇게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목사님. 너무나 감사했어요. 부탁드릴 때마다 오셔서 찬양과 말씀으로 아빠와 저희 가정에 마음에 위로 되어주셔서 아빠를 하나님 아버지 품으로 편안히 보내드릴 수 있었어요. 마지막 아빠에 모습, 평화로운 모습 이였어요. 기쁩니다." 저는 하나님께 감사 감사하였습니다.
(3) 고 고명남 목사님(덴버 호스피스) (2025년):
고명남 목사님은 약 30년 전 승리장로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기셨던 목사님이십니다. 사모님과 세 자녀들(영득, 은희, 은애)과 함께 저희 교회에서 함께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시고 섬기시며 신앙생활을 하시다가 덴버(Denver)로 이사를 가셨는데 저는 지난 주에 덴버 호스피스에 계시는 고 목사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번에 좀 알게 된 것은 고 목사님이 7살 때, 제 아버님은 15살이셨을 텐데 두 분이 이북 산정현 교회에서부터 알고 지내신 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그마치 75년 동안 두분 이서 주님 안에서 사랑의 교제를 나누시면서 지내셨을 텐데 이렇게 고 목사님이 위독하시다 하여 아버님은 덴버까지 가셔서 고 목사님을 뵙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월요일에 제가 아버님을 모시고 덴버 호스피스에 가서 고 목사님의 맏며느리 예림 자매와 맏딸 은희와 막내 딸 은애와 함께 하나님께 임종 예배를 두 번 드렸습니다(점심 식사 전과 식사 후). 첫 번째 임종 예배 때 아버님께서 고 목사님이 좋아하시는 찬송가 석장을 함께 찬양드리자고 말씀하셔서 그리하고 있었을 때 저는 고 목사님 옆에서 숨을 쉬지 않으시는 것 같아 제 오른손으로 고 목사님의 가슴에 손을 얹어보았습니다. 몇 초동안이나 숨을 쉬지 않으시는 것 같다가 갑자가 숨을 쉬시곤 하셨습니다. 저는 마음 속으로 혹시 고 목사님이 임종 예배 드리는 와중에 주님께 부르심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첫 번째 임종 예배를 하나님께 드린 후 우리는 호스피스에서 가까운 월남 식당에 가서 즐거운 식탁 교제를 나눴습니다. 처음 만난 예림 자매와, 30년 만에 만난 은희와 19년 만에 만난 은애였지만 전혀 서먹 서먹함이 없이 밝고 환하게 농담하며 즐거운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식사 후 다시 호스피스로 와서 두 번째 임종 예배를 드렸는데 그 과정에 저는 은희가 암투병을 하고 있는 것과 영득이가 재수술로 고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놀람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라 할까 제 마음이 좀 무거웠습니다. 유익한 무거움입니다. 그 이유는 그저 이렇게 만남과 예배와 식탁 교제를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저로하여금 이 가정을 위해 기도케하시려고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스피스 주차장에서 우리를 서로 헤어져 저와 아버님은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로 와서 좀 쉬다가 근처 식당에 식사하러 갔었는데 그 때 은애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조금 전에 호스피스에서 아빠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왔어요. 오늘 오셔서 임종예배 해주셔서 감사해요. 기도해주셔서 편히 가셨어요.”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앞에 앉아계신 아버님께 알려드렸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고명남 목사님의 생명을 호스피스에서 조금 더 연장시켜 주셔서 제 아버님과 서로 만나게하시사 예배 후 고 목사님을 불러가신 것을 생각할 때 저는 하나님의 일하심과 타이밍 등에 놀람과 더불어 인도하심과 은혜에 감사드렸습니다.
저는 이번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인도하심으로 고 고명남 목사님을 덴버 호스피스에서 방문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지내면서 계속해서 고 목사님의 남은 세 자녀들과 식구들을 위해 기도케하시는 가운데 “호스피스 사역에 관하여”란 제목 아래 이렇게 지난 세월에 주님께서 저로 하여금 섬기게 하신 호스피스에 계셨던 세 분의 형제님들에 대하여 뒤돌아보면서 이렇게 글을 쓰게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제 나름대로 결혼을 맺으면서 몇 가지 주시는 은혜와 교훈 등을 간략하게 적어 내려가고자 합니다:
(1) 생명은 귀합니다!
(2) “여호와께서는 성도의 죽음을 소중히 보신다”(시편 116:15, 현대인의 성경).
(3) 이 세상(This Age)에서의 잠시 헤어짐은 슬프고 쉽지 않지만(쉬워서도 아니되겠지만) 저 세상(That Age), 다가오는 세상(Coming Age)에서 다시 만나 주님과 함께 영원히 산다는 소망에 이끌림을 받는 삶(Hope-driven life)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입니다.
(4) 우리의 소망은 “몸의 속량”(the redemption of our body)입니다(로마서8:23).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구주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곳에서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분이 오시면 모든 것을 자기에게 복종시킬 수 있는 그 능력으로 우리의 천한 몸을 변화시켜 자기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게 하실 것입니다”(빌립보서 3:20-21, 현대인의 성경). “마지막 나팔 소리가 울릴 때 눈깜짝할 사이에 죽은 사람들이 썩지 않을 사람으로 다시 살아날 것이며 우리는 모두 변화될 것입니다. 이 썩을 것이 썩지 않을 몸을 입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않을 몸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고린도전서15:52-53, 현대인의 성경). “우리는 예수님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을 믿다가 죽은 사람들도 하나님이 그와 함께 데리고 오실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으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주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우리 살아 남는 자들도 이미 죽은 사람들보다 앞서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은 주님이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내려오실 때 그리스도를 믿다가 죽은 사람들이 먼저 부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우리 살아남은 사람들도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끌려 올라가 공중에서 주님을 만나 영원의 주님과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런 말로 서로 위로하십시오”(데살로니가전서4:14-18, 현대인의 성경).
(5) 오래 전 헨리 나우웬 신부님의 책들을 읽으면서 호스피스 사역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러나 얼마나 쉽지 않은지에 대한 글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저는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 따라 세 분의 형제님들이 호스피스에 계셨을 때 섬기게 되면서 제가 오히려 귀한 은혜를 받았습니다. 특히 하나님의 임재와 역사(일)하심을 경험하는 귀한 은혜를 받고 누리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하나님께서 사랑하사 창세 전에 택한 백성들을 반드시 구원하신다는 확신도 갖게 되었습니다.
(6) 세 분 형제님 모두가 호스피스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에 사랑하는 식구나 친구가 있었습니다. Mark Dubrin 형님을 찾아뵈었을 때 그 호스피스 방 안에는 Mark 형제님의 40년된 친구가 있었습니다. 안덕일 전도사님의 경우는 부인 안 권사님과 따님 진경이와 한국에서 오신 여동생 분이 있었고 나중에 막내 아드님 동호도 있었습니다(맏아들 진호는 화상채팅으로나마 함께하였음). 고명남 목사님의 경우는 임종 예배를 드렸을 때 맏며느리 예림 자매와 맏딸 은희와 막내 딸 은애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식구나 친구가 호스피스에 있었던 세 형제님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모습을 생각할 때 호스피스 사역은 사랑의 가정 사역이라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생각케 만듭니다.
(7) 세 분 형제님들 중 저는 유일하게 고 안덕일 전도사님만 장례 예배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 전도사님의 장례 예배를 인도할 수 있는 은혜와 특권도 누렸습니다. 비록 Mark 형제님이나 내일 월요일 가족장으로 장례 예배를 드리는 고 고명남 목사님이나 제가 장례예배에는 참석할 수 없다 할지라도 기도하면서 영으로 함께 하였고 내일도 함께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세 분 형제님들의 장례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유족들과 친지들 및 조문객들에게는 하나님의 크신 위로와 평강이 있길 기원하였고 기원하는 것입니다.
(8) 이렇게 저는 하나님의 은혜로 호스피스 사역을 섬기면서 더욱더 죽음의 관점을 갖게 되었고 지금도 갖게 됩니다 [https://blog.naver.com/kdicaprio74/223720919484?trackingCode=blog_bloghome_searchlist]. 저뿐만 아니라 혹시나 유족들에게도 위로와 도움이 될까 해서 제가 “죽음의 관점을 가지고 살고 싶습니다”란 책 원고(PDF 파일)를 이번에 고 고명남 목사님의 유가족에게 나눴습니다[https://vpcla.org/index.php/bbs/share/1132-jug-eum-ui-gwanjeom-eul-gajigo-salgo-sipseubnida (PDF 파일을 download할 수 있음]. 이렇게 호스피스 사역을 통해 더욱더 죽음의 관점을 가지고 살게 되니까 저는 더욱더 영원한 관점을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