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추시는 하나님”이란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이 뭉클하다. 왠지 저자 헨리 나우웬이란 분의 죽음이 슬퍼진다. 이 세상의 부귀와 명예 등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포기하고 장애인 공동체 안에서 상처와 눈물, 고통과 아픔 등을 접했던 저자, 춤추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음성을 들었기에 장애인들을 사랑하면서 이 세상을 하나님과 춤을 추다가 작고한 저자의 아름다운 삶을 조금이나마 그의 글로 느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그의 책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상처 입은 치유자” (Wounded Healer)였다. 아마도 책제목 자체가 내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 그 책을 계기로 난 저자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의 깊은 묵상을 통해서 내 자신을 스스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입은 상처뿐만 아니라 아픔과 슬픔, 상실과 두려움 등을 인정하므로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바라보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의 글들은 이러한 인간의 본능들을 낱낱이 들춰내면서 그것들을 직시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인정하게 만들고 있다. 더 나아가서 그의 깊은 묵상 속에서 공감하게 되는 것은 그 인간의 본능들을 넘어서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처 속에 하나님의 치유를, 슬픔 속에 하나님의 기쁨을, 상실 속에 하나님의 위로와 두려움 속에 하나님이 주시는 담대함을 누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실로 그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죽는 법을 배워서 ‘나는 하나님의 자녀요 그분의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날마다 인식하며 살다가 하나님 아버지 품 안에 앉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마도 그의 책 마지막 장인 “두려운 죽음에서 환희의 삶으로” (From a Fearful Death to a Joyous Life)에서 “영원한 나라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붙잡고 그는 살았기에 이미 “인생의 친숙한 것에서 영원한 것을 향해, 잠깐 누리는 것에서 언젠가 영원히 누릴 것을 향해 끊임없이 떠나는 과정으로 이해하라는 조용한 부르심“에 그는 순종하며 살다가 하나님 아버지 품 안에 앉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참으로 저자 헨리 나우웬의 삶은 아름다운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엔 초라하고 이상하며 또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지라도 왠지 그의 삶이 책으로나마 내 마음에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면으로 보면 그의 책은 평범한 사실들을 얘기하고 있는 듯한데 왜 내 마음은 뭉클하고 그의 묵상에 끌리는 것인지 ... 어쩌면 그가 말하는 사람 제임스를 보게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 제임스를 하나님의 사랑의 관점으로 보며 받아들이게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 가운데 저자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음성을 들어서 내 마음에 감동이 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난 춤추시는 하나님과 춤을 추고 싶다는 것이다. 이미 춤추시는 하나님께서는 이 죄인의 손을 붙잡고 춤을 추기 시작하셨기에 그 하나님아버지 품안에 안겨서 그 분의 영광스러운 얼굴을 바라보면서 참된 평안과 안식을 누리고 싶다. 비록 이 광야와 같은 세상에 살 동안 고독과 울부짖음, 상처와 찢김 등이 있을지라도 그것들을 통하여 내 마음에 조용히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음성을 들으면서 하나님 아버지와 스텝을 맞춰 춤을 추고 싶다. 상처의 춤 속에서 예수 십자가의 못, 창 자국을 만지며 슬픔과 눈물의 춤 속에서 하나님의 기쁨을 맛보며 고난의 춤 속에 하나님의 영광을 보길 원하는 것이다.
"주여, 나의 슬픔을 돌이켜 춤이 되게 하소서!”
주님 안에서,
제임스 목사 나눔
[2002년 7월6일 (서현교회) 교역자 실에서]